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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는 어떻게 내 위치를 아는가: 위성항법의 원리와 오차의 이유

by 하늘호수 2026. 2. 14.

지도 앱을 켜면 내 위치가 거의 즉시 나타납니다. 차가 터널을 지나거나 도심 빌딩 숲에 들어가면 위치가 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 우리는 GPS를 “당연한 기능”처럼 씁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신기합니다. 하늘 어딘가에 있는 위성이 어떻게 지상에 있는 내 위치를 알까요? 위성은 나를 “보는” 카메라가 없는데도 말입니다. GPS(정확히는 GNSS: 글로벌 항법위성 시스템)는 본질적으로 거리 측정이고, 그 거리 측정의 핵심은 시간입니다.

1. GPS의 핵심 한 문장: “위성이 보내는 시간을 재서 거리로 바꾼다”

위성은 자기 위치(궤도 정보)와 “지금 몇 시인지”가 담긴 신호를 계속 송출합니다. 내 스마트폰은 그 신호를 받아 “신호가 오는 데 걸린 시간”을 추정합니다. 빛(전파)은 초당 약 30만 km로 움직이니, 시간이 조금만 달라도 거리가 크게 바뀝니다. 예를 들어 0.000001초(1마이크로초) 오차만 생겨도 거리로는 약 300m입니다. 그래서 GPS는 시간 정밀도가 생명이고, 위성에는 매우 정밀한 원자시계가 들어갑니다.

2. 왜 위성이 ‘여러 개’ 필요할까: 삼변측량과 시계 오차

위성 하나만으로는 내 위치를 정할 수 없습니다. 위성 하나에서 거리를 알면, 나는 그 위성을 중심으로 하는 ‘구’ 위 어딘가에 있게 됩니다. 위성 두 개면 구가 두 개 겹치며 원이 되고, 세 개면 교점(두 점)까지 좁혀집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내 스마트폰 시계는 위성의 원자시계만큼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GPS는 위치의 x, y, z(3차원)뿐 아니라 내 시계 오차까지 포함해 총 4개의 미지수를 풀어야 합니다. 따라서 보통 최소 4개 위성 신호가 있으면 안정적으로 위치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3. 위치가 튀는 이유 ①: 도시에서 생기는 ‘다중경로(멀티패스)’

도심에서 GPS가 흔들리는 대표 이유는 멀티패스입니다. 위성 신호가 빌딩 벽에 반사되어 돌아오면, 스마트폰은 “직접 온 신호”와 “돌아온 신호”를 섞어 받습니다. 그러면 신호가 더 오래 걸린 것처럼 보이고, 거리가 부풀려져 위치가 옆으로 밀립니다. 그래서 빌딩 숲에서는 내 위치 점이 도로가 아니라 건물 안으로 찍히는 일이 생깁니다.

4. 위치가 튀는 이유 ②: 전리층·대류권이 만드는 시간 지연

위성 신호는 우주에서 바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지구 대기층을 통과합니다. 전리층과 대류권은 전파 속도를 미세하게 바꿔 “시간 지연”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지연은 결국 거리 오차로 연결됩니다. GNSS 시스템은 이런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 모델을 쓰고, 듀얼밴드(서로 다른 주파수) 신호로 전리층 영향을 줄이기도 합니다.

5. 위치가 튀는 이유 ③: 위성 배치와 ‘기하학’ 문제

위성 수가 많아도 배치가 나쁘면 오차가 커집니다. 비슷한 방향에서만 신호가 오면 삼각형(정확히는 3차원 기하)이 찌그러져 계산이 불안정해지죠. 이를 DOP(정밀도 저하 요인) 같은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쉽게 말해, 위성이 하늘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잡힐수록 더 정확해집니다.

6. 정확도를 올리는 방법: 보정 신호와 센서 융합

실제로 우리가 쓰는 내비게이션은 GPS만 쓰지 않습니다. 기지국/Wi-Fi 정보, 스마트폰 관성센서(가속도·자이로), 지도 매칭을 결합해 보완합니다. 전문 분야에서는 DGPS/RTK처럼 기준국을 두고 오차를 실시간 보정해 센티미터급 정밀도를 얻기도 합니다. 즉, “GNSS는 기본 거리 측정”, “정확도는 보정과 융합”이라고 이해하면 좋습니다.

맺음말: GPS는 우주에서 내려오는 ‘시간의 기술’

GPS는 위치 기술처럼 보이지만, 실은 시간 기술입니다. 위성이 보내는 시간을 얼마나 정확히 맞추느냐가 거리, 거리들이 모여 위치가 됩니다. 오차는 빛의 속도와 대기의 영향, 도시 환경의 반사, 위성 배치 등 현실 조건이 만들어내는 결과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우주정거장은 왜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통해, 미세중력과 궤도 유지의 실제를 다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