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가 “가까운 이웃”이라면, 화성 탐사는 “완전히 다른 나라로 이사”에 가깝습니다. 거리부터 운영 방식까지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달은 왕복이 상대적으로 빠르고, 통신도 지연이 짧아 지상에서 개입하기가 비교적 쉽습니다. 하지만 화성은 멀고, 통신이 느리고, 환경이 까다롭습니다. 화성 탐사의 난이도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고장 나면 바로 고칠 수 없는 곳에, 한 번에 성공해야 하는 절차가 너무 많다. 그 중심에 EDL(Entry, Descent, Landing: 진입·하강·착륙)이 있습니다.
1. 통신 지연: “실시간 조종”이 불가능한 탐사
화성과 지구는 항상 같은 거리에 있지 않습니다. 가까울 때도 멀 때도 있고, 그에 따라 통신 왕복 지연 시간이 크게 달라집니다. 즉, 탐사 로버를 게임처럼 실시간 조종할 수 없습니다. 지상팀은 하루치 계획을 짜서 보내고, 로버는 자율적으로 수행한 뒤 결과를 다시 보냅니다. 착륙 시점에는 더 극적입니다. 착륙은 몇 분 안에 끝나는데, 그 몇 분 동안 지구에서 “그만!” “조금 더!” 같은 지시를 보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화성 착륙은 사실상 완전 자율 이벤트입니다. 성공 여부는 이미 설계와 소프트웨어에 달려 있습니다.
2. EDL이 어려운 이유: 대기는 얇고, 중력은 애매하고, 속도는 빠르다
화성은 대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대기권 진입 시 공기와의 상호작용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이 대기는 지구보다 매우 얇습니다. 얇으면 좋은 것 같지만, 착륙 관점에서는 문제가 됩니다. 지구처럼 낙하산만으로 충분히 감속하기 어렵고, 달처럼 대기가 아예 없어서 추진으로만 제어하는 것도 아닙니다. 즉, 화성은 “낙하산도 필요하고 추진도 필요하고 열 보호도 필요한” 애매하게 어려운 환경입니다.
3. EDL 단계별로 보기: 열 → 감속 → 정밀 착륙
① 진입(Entry): 화성 대기권에 매우 빠른 속도로 진입하면서 열이 급격히 발생합니다. 열차폐(히트실드)가 필수입니다. ② 하강(Descent): 속도를 줄이기 위해 낙하산을 전개하거나, 공기역학적 감속 장치를 사용합니다. 이때도 바람, 대기 밀도 변화가 변수가 됩니다. ③ 착륙(Landing): 일정 고도 이하에서는 낙하산만으로 부족해 추진 착륙이나 에어백, 스카이 크레인 같은 기법이 등장합니다. 최종 목표는 “부드럽게 내려앉기”와 “목표 지점에 정확히”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입니다.
4. 화성은 ‘날씨’가 변수다: 먼지, 바람, 시야
화성은 먼지가 많고, 거대한 먼지폭풍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태양광 기반 로버는 먼지로 패널 효율이 떨어질 수 있고, 시야가 나빠지면 비전 기반 항법에도 영향을 줍니다. 바람과 대기 밀도 변화는 착륙 시 낙하산 성능에도 영향을 줍니다. 지구라면 기상 예측으로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지만, 화성에서는 제한된 데이터로 판단해야 합니다. 그래서 화성 임무는 “기계가 얼마나 튼튼한가”뿐 아니라 “환경 변화에 얼마나 버티는가”가 관건입니다.
5. 그래서 자율성이 필수: 센서 융합과 위험 회피
최근 화성 착륙 기술의 핵심 트렌드는 지형 상대 항법(TRN)처럼, 카메라/레이더로 지형을 인식해 위험한 곳을 피하고 목표 지점에 착륙하는 방식입니다. 예전에는 “대충 이 지역”에 떨어뜨렸다면, 이제는 “바위 지대를 피해 여기”처럼 정밀도가 올라갑니다. 이는 과학적 가치(특정 지형 연구)를 높이지만, 동시에 소프트웨어 복잡도를 크게 올립니다. 화성 탐사는 하드웨어만이 아니라 알고리즘 경쟁이기도 합니다.
맺음말: 화성 탐사는 ‘한 번의 자동 시험’이 아니라 ‘복합 시스템의 합격’
화성 탐사의 난이도는 거리와 환경의 어려움, 통신 지연, 그리고 EDL의 복합성에서 나옵니다. 착륙은 몇 분이지만, 그 몇 분의 성공을 위해 수년간의 설계·시험·검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화성 착륙 성공 소식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여러 공학 분야가 동시에 합격점을 받은 결과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지상과 우주 관측의 차이를 바꿔놓은 기술, 우주 망원경이 왜 강력한지(대기, 파장, 해상도)를 입문자 관점에서 정리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