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 로켓이 처음 뉴스에 나오기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한 번 쓰고 버리던 걸 다시 쓰면 당연히 싸지겠네.” 직관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현실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비행기도 재사용하지만, 비행기 한 대를 매 비행 후 완전히 분해 점검해야 한다면 항공권이 싸질까요? 재사용 로켓의 경제성은 단순히 ‘다시 쓴다’가 아니라 얼마나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다시 쓸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재사용 로켓의 진짜 핵심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착륙, 열(열하중·열보호), 정비(턴어라운드)입니다.
1. 착륙은 ‘돌아오는 비행’이 아니라 ‘연료를 태우는 설계’다
1단을 회수하려면 우주로 갈 연료 일부를 “돌아오는 데” 써야 합니다. 즉, 회수는 공짜가 아니고 탑재중량(실을 수 있는 위성 무게)을 희생합니다. 그럼에도 회수하는 이유는 1단이 로켓에서 가장 비싸고, 엔진·탱크·구조체의 가치가 크기 때문입니다. 착륙은 대개 세 구간으로 나뉩니다. (1) 자세를 돌려 귀환 방향을 잡는 ‘리엔트리 준비’, (2) 대기권 재진입 중 속도를 줄이는 ‘리엔트리 번’, (3) 마지막 순간 속도를 제어하며 지면에 내려앉는 ‘랜딩 번’.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정확히 그 위치에, 그 자세로, 그 속도로” 들어오는 정밀 제어입니다. 바람, 대기 밀도 변화, 연료 잔량 오차까지 고려해야 하니, 소프트웨어·센서·추진 제어가 한 덩어리로 맞물립니다.
2. 열은 재사용을 가로막는 가장 현실적인 벽
로켓 회수는 결국 ‘재진입’ 문제로 귀결됩니다. 대기권에서 빠르게 움직이면 공기와의 마찰·압축으로 열이 급격히 올라갑니다. 여기서 오해가 하나 있는데, “마찰열”만이 아니라 공기 압축으로 인한 가열이 큽니다. 재사용 로켓은 이 열하중을 버티도록 구조와 표면을 설계해야 합니다. 너무 무겁게 방열·차폐를 하면 회수는 쉬워질지 몰라도 발사 성능이 떨어지고, 너무 가볍게 만들면 한 번 회수 후 손상이 커져 정비 비용이 폭증합니다. 따라서 열 설계는 ‘견딜 만큼만’ 하는 최적화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 최적화가 잘 되면, 회수 후 점검 항목이 줄고 회전율이 올라가 경제성이 살아납니다.
3. 정비가 진짜 승부처: “재사용”과 “재발사”는 다르다
재사용이 성공하려면, 단순히 되돌아오는 데서 끝나면 안 됩니다. 회수 후 검사·수리·재조립·시험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 로켓을 여러 대 굴리는 것과 비용이 비슷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산업에서는 턴어라운드(회수 후 재비행까지 걸리는 시간)가 핵심 지표로 다뤄집니다. 엔진은 얼마나 쉽게 점검 가능한가, 탱크·배관은 반복 열·진동에도 누설이 생기지 않는가, 착륙 다리는 교체가 쉬운가 같은 ‘정비 친화 설계’가 중요해집니다. 결국 재사용 로켓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운영 시스템(부품 수급, 검사 자동화, 기준의 표준화)까지 포함한 종합 기술입니다.
4. 재사용이 만들어내는 산업적 변화
재사용이 자리 잡으면 발사 비용이 내려가고, 발사 빈도가 올라가며, 시장이 바뀝니다. 이전에는 “위성 1개를 올리는 프로젝트”가 대형 이벤트였다면, 이제는 “주기적으로 올리는 서비스”로 성격이 이동합니다. 발사가 잦아지면 위성도 더 작고 빠르게 만들 수 있고, 실패를 ‘완전히 피하는 것’보다 ‘빠르게 개선하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이 변화는 큐브샛, 위성군(컨스텔레이션), 위성 인터넷 같은 흐름과도 맞물립니다. 재사용은 단지 로켓 기술이 아니라 우주 산업의 리듬을 바꾸는 트리거입니다.
맺음말: 재사용의 본질은 “반복 가능한 운영”
재사용 로켓의 경제성은 ‘돌아오는 장면’이 아니라, 그 다음날 다시 발사할 수 있는 운영 체계에서 나옵니다. 착륙은 제어의 정밀함을, 열은 재료·구조 최적화를, 정비는 산업 프로세스를 요구합니다. 세 가지가 동시에 맞아떨어질 때 비로소 재사용은 “멋진 영상”이 아니라 “비용을 바꾸는 기술”이 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로켓이 우주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만드는 핵심 기술, 자세제어(ADCS)를 입문자 눈높이로 정리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