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을 떠올리면 많은 사람이 “그냥 우주에 떠서 지구를 도는 물체”를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 위성은 끊임없이 자기 자세(방향)를 관리하는 정교한 시스템입니다. 카메라가 지구를 찍으려면 렌즈가 정확히 지구를 향해야 하고, 통신 안테나도 지상국을 향해야 하며, 태양전지도 태양을 적절히 바라봐야 전력을 얻습니다. 위성은 우주에서 핸들을 잡고 방향을 유지하는데, 이 분야를 통틀어 ADCS(Attitude Determination and Control System), 즉 자세결정 및 자세제어 시스템이라 부릅니다.
1. 우주에서 ‘방향’을 잃는 이유
우주는 조용할 것 같지만, 위성 입장에서는 방해 요소가 꽤 많습니다. 대기가 거의 없어도 미세한 공기 저항이 남아 있고, 지구의 자기장, 태양광 압력(빛이 미는 힘), 중력 구배(위성 앞뒤에 걸리는 중력 차) 같은 외란이 자세를 천천히 틀어놓습니다. 또한 위성 내부의 회전 부품(휠, 모터)도 미세한 토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힘들은 아주 작지만, 시간이 누적되면 카메라가 목표를 놓치고 통신이 끊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위성은 “그냥 둬도 되는 물체”가 아니라 “계속 잡아줘야 하는 물체”입니다.
2. 자세를 ‘아는’ 기술: 센서로 방향을 추정한다
자세제어의 첫 단계는 “지금 내가 어디를 보고 있나?”를 아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위성은 여러 센서를 조합합니다. 대표적으로 태양센서(태양 방향), 지자기 센서(자기장 방향), 자이로(각속도), 별추적기(Star Tracker: 별의 패턴으로 자세를 고정밀 추정) 등이 있습니다. 별추적기는 특히 고성능 관측위성에서 중요한데, 밤하늘의 별 위치가 사실상 ‘우주 GPS’처럼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센서는 각각 장단점이 있어, 여러 센서 데이터를 합쳐 오차를 줄이는 방식(필터링)이 일반적입니다.
3. 자세를 ‘바꾸는’ 기술: 토크를 만들어 방향을 돌린다
자세를 알았다면, 이제 돌려야 합니다. 위성이 방향을 바꾸는 방식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1) 추진기를 이용해 작은 분사로 토크를 만드는 방법, (2) 내부 회전체로 각운동량을 교환하는 방법입니다. 특히 많이 쓰이는 것이 반작용 휠(Reaction Wheel)과 제어 모멘트 자이로(CMG)입니다. 휠을 돌리면 위성 본체가 반대 방향으로 미세하게 도는 물리 법칙(각운동량 보존)을 이용하는 것이죠. 연료를 쓰지 않고도 자세를 정밀하게 조정할 수 있어 관측위성, 통신위성 등에 널리 쓰입니다.
4. ‘휠 포화’라는 현실 문제
반작용 휠은 편리하지만, 외란이 계속 누적되면 휠이 점점 빨라지다가 한계에 도달합니다. 이를 휠 포화라고 부릅니다. 포화가 되면 더 이상 자세를 유지할 여유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위성은 주기적으로 휠에 쌓인 각운동량을 “버리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를 디새추레이션(desaturation)이라고 하고, 보통 자기토커(자기장과 상호작용해 토크를 만드는 코일)나 소형 추진기를 사용해 휠 속도를 다시 내려줍니다. 즉, 위성은 연료를 “궤도 유지”뿐 아니라 “자세 유지”에도 일정 부분 사용합니다.
5. 위성 종류에 따라 ADCS 목표가 다르다
지구관측위성은 특정 지점을 흔들림 없이 오래 바라봐야 하니 고정밀 자세 안정이 핵심입니다. 반면 큐브샛 같은 소형 위성은 전력·공간이 제한되어 상대적으로 단순한 센서와 자기토커로 최소 기능을 구현하기도 합니다. 통신위성은 안테나 방향 유지가 중요하고, 우주망원경은 아예 “진동 억제”가 생명입니다. 같은 ADCS라도 임무 요구(정밀도, 응답 속도, 연료·전력 제약)에 따라 해답이 달라집니다.
맺음말: 위성은 ‘도는 물체’가 아니라 ‘조종되는 시스템’
위성이 제 역할을 하려면 궤도만 유지해서는 부족합니다. 어디를 보는지 알아야 하고, 보려는 곳을 계속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ADCS는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조종 장치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많은 사람이 매일 사용하는 GPS가 실제로 어떤 원리로 위치를 계산하는지, 그리고 왜 오차가 생기는지까지 “생활 속 우주기술” 관점에서 풀어보겠습니다.